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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듀어런스 책표지

    [에세이/산문] 인듀어런스

    스콧 켈리||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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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인듀어런스

    연속 우주체류 최장기록 우주인 스콧 켈리의 340일간의 가슴 벅찬 우주 출장기 23개 언어로 번역된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년여간 우주체류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우주인 스콧 켈리의 자전적 에세이. 그는 지금까지 네 차례 우주비행으로 총 520일을 우주에서 생활했는데, 그중 마지막 비행에서 340일을 체류하며 연속 우주체류 미국인 최장기록을 세웠다. 2015년 3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호를 타고 출발하면서부터 1년 뒤 지구로 귀환하기까지, 스콧 켈리는 직접 보고 겪은 ISS와 우주 공간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소개하고, 우주인으로서 수행한 다양한 임무와 일상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그는 우주라는 고립된 폐쇄적 공간에 머물며 느낀 것들을 자세하게 썼다. 우주에서의 삶도 역시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괴로움이 모두 있었는데, 이러한 진솔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 만년 열등생이었던 그가 베테랑 우주인이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 수많은 노력을 차곡차곡 쌓았기에 가능했다. 우주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스콧 켈리의 이야기는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 후 23개국에 수출되고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스콧 켈리가 우주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찍은 지구의 다양한 모습과 우주의 아름다운 풍경도 컬러 화보로 감상할 수 있어 더욱 흥미를 더한다. 스콧 켈리가 성공적으로 해낸 우주 장기체류는 2030년 나사에서 준비 중인 유인화성탐사에도 희망적인 기대를 갖게 한다. 상상만 하던 우주인의 일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2015년 3월, 스콧 켈리는 1년간의 우주체류 임무를 띠고 소유즈 우주선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세계 각국이 참여하여 우주공간에 사람이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만든 거대한 우주비행체다. 이 책은 ISS의 구조와 명칭, 우주인들의 임무수행과 일상 등 우주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만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로 가득하다. ISS로 파견된 우주인들의 하루 일과는 분초 단위로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무중력의 공간에서 생기는 신체의 변화를 관찰하고 기록하는데, 스콧 켈리의 경우는 특별히 지구에 있는 쌍둥이 형제와 비교 연구하기 위해 DNA를 분석하기도 했다. 우주 식량 재배를 위한 사전 연구로 상추와 꽃도 기르고, 지구를 관찰하며 데이터를 수집한다. 내부에서 이뤄지는 실험뿐만 아니라 아주 드물게는 허블 망원경 같은 중요한 장비의 수리를 위해 우주선 외부로 나가는 우주유영이 이뤄지기도 하며, 이는 다른 어떤 활동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 그 밖에 우주생활에서는 작은 실수로 생사가 오가는 상황이 비일비재하다. 스콧 켈리의 글은 한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러한 우주의 긴박함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주말에는 지구에서와 비슷한 일상을 보내기도 한다. 여유와 함께 누리는 가족들과의 통화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다. 무중력 공간에서 운동은 필수다. 운동을 하려면 멜빵을 찬 다음 러닝머신의 로프에 연결해야만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몸이 어디로 날아갈지 모른다. 우주식으로 포장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말라붙은 땀 조각을 물티슈로 수습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훔치는 것으로 샤워를 대신한다. 소변을 보는 것도 자칫 새면 방울방울 날아다니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다. 모아둔 소변은 증류하여 식수로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이처럼 평범하게 누리던 일상도 우주라는 새로운 공간을 만나면 모든 것이 특별해진다. 스콧 켈리의 글이 더욱 따뜻하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우주에서도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지구를 떠나 전혀 낯선 우주라는 공간에서 인간은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까? 스콧 켈리는 우주인으로서의 삶을 간절하게 꿈꾸었지만, 현실에서 우주인으로 살아내야 했던 시간의 고뇌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록했다. 그가 우주에 머물면서 느낀 가장 큰 고통은 소중한 이들에게 나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불안이었다. 실제로 미국 하원의원이었던 그의 형수 개비가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무력감을 느꼈다. 고독이 찾아올 때는 지구의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창으로 지구를 내려다보곤 했다. 고립된 폐쇄적 우주공간에서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동료들뿐이었다. 누구의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는 함께 기뻐하고,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는 동료를 보내면서는 함께 슬퍼했다. 위험이 감지되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지상의 관제센터에서 예정된 방송을 태연하게 진행할 때는 함께 분노했다. 머무는 공간이 달라졌을 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기쁨, 분노, 사랑, 즐거움은 우주에서도 동일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오랜 고립이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영향에 관한 의미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작은 발걸음이 모여 거대한 도약이 된다 평범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란 스콧 켈리는 대학 신입생 때 톰 울프가 쓴 〈영웅의 자질〉을 읽고 크나큰 감명을 받아 꿈을 꾸기 시작한다. 우주인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오자 성적은 밑바닥이었고, 우주인이 되기 위한 길 중 하나로 생각했던 학교로의 편입도 요원해 보였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스콧 켈리는 난생처음 마음잡고 공부에 매진하여 좋은 성적으로 편입에 성공하고, 해군 ROTC에서 항해 훈련을 받고, 전투기 조종사로 경력을 쌓고, 매일 달리기를 하며 건강을 관리하고,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등 우주인이 되기 위해 필요한 셀 수 없는 노력이 뒤따랐다. 만년 열등생에서 베테랑 우주인이 되기까지 그가 꿈을 향해 걸어온 길을 보면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우주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스콧 켈리의 값진 경험담은 구체적인 지침이자 희망의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우주비행 초기의 우주인에게는 조종술이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21세기의 우주인을 선발하는 기준은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능력, 그리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능력이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고 비좁은 환경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도 원만히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원 한 명 한 명은 모두 고강도의 다양한 작업을 함께 수행할 동료대원일 뿐 아니라, 룸메이트이자 전 인류의 대표자다. * ISS 외관은 거대한 음료수 캔 여러 개를 줄줄이 연결한 듯한 모양이다. 다섯 개의 모듈이 길게 일렬로 연결되어 있고, 그중 세 개는 미국 것, 두 개는 러시아 것이다. 여기에 미국, 유럽, 일본의 모듈들이 좌현과 우현에 달려 있고, 러시아 모듈 세 개가 위쪽과 아래쪽으로 달려 있다. 지난번 내 첫 우주정거장 임무 이후로만 무려 일곱 개의 모듈이 추가되었다. 전체 부피 대비 꽤 큰 비율로 몸집이 불어난 것이다. 모듈 추가는 아무렇게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1990년대 우주정거장 계획 초창기에 이미 정해놓은 조립 순서를 따른다. 내가 우주정거장 밖으로 나가볼 기회는 두 차례 계획되어 있는 우주유영이 전부다. 첫 우주유영도 앞으로 일곱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 우주정거장 생활에 대해 사람들이 흔히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아무 때나 밖에 나가고 싶다고 해서 나갈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선외활동복을 입고 우주유영을 나가는 일은 장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우주정거장에서 최소 세 명, 지상 관제소에서 수십 명이 쉴 새 없이 보조해주어야 하는 일이다. 우주유영은 우리가 궤도상에서 하는 모든 작업 중 가장 위험한 작업이다. * 여기서 살다보면 자연이 얼마나 절절히 그리워지는지,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미래에는 틀림없이 ‘살아 있는 것에 대한 향수’를 뜻하는 단어가 새로 생길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연의 소리 녹음한 것을 즐겨 듣는다. 빗소리, 새소리, 나뭇가지에 바람 부는 소리 등이다. 무미건조하고 생기 없는 이곳 우주정거장이지만, 지구의 멋진 조망을 볼 수 있는 창이 있다. 지구를 내려다보는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남들 모르게 나 혼자서 지구를 친하게 알고 지내는 기분이다. 해안선, 지형, 산맥, 강이 보인다. 일부 지역 특히 아시아 쪽은 대기오염이 워낙 짙게 덮여 있어 병든 것처럼 보인다. 뭔가 치료나 관심이 필요할 것만 같다. 수평선 위의 대기층은 안구 위의 콘택트렌즈처럼 얇디얇아 지켜주어야만 할 것 같은 연약한 모습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지구의 경치는 바하마 군도 부근으로, 밝은 빛과 어두운 빛이 황홀한 대비를 이루는 곳이다. 짙푸른 바다에 어우러진 옥색 반점. 햇빛에 황금색으로 소용돌이치는 듯한 모래톱과 산호초. ISS에 대원이 새로 합류할 때마다, 나는 꼭 이곳 쿠폴라(지구가 내려다보이는 넓은 창으로 된 모듈)에 데려가 바하마 군도를 보여준다. 바하마를 보고 있으면 늘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 우리 미국 쪽은 보급선을 통해 깨끗한 물을 공급받기도 하지만 자주 공급받을 필요는 없다. 러시아 우주인들이 지상에서 공급받은 깨끗한 물을 마시고, 소변을 만들어 우리에게 준다. 그러면 그것을 우리가 처리해 물로 만든다. 러시아 우주인의 소변은 이곳에서 러시아와 미국 간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각종 재화와 용역의 물물교환에 이용되는 ‘상품’ 중 하나다. 그쪽은 우리에게 소변을 주고, 우리는 우리 태양전지판에서 생산된 전기를 나눠준다. 그쪽은 자기들 엔진으로 정거장을 추진해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고, 우리는 그쪽에 물자가 모자랄 때 나눠준다. * 나는 요리가 그립다. 신선한 재료를 써는 느낌이, 채소 썰 때 나는 냄새가 그립다. 씻지 않은 과일 향기가 그립다. 신선한 농산물이 수북이 쌓여 있는 마트 풍경이 그립다. 원색의 진열대, 매끄러운 타일 바닥, 통로를 오가는 낯선 사람들이 그립다. 사람이 그립다. 모르는 사람을 만나고 친해지는 것이 그립다. 남들이 사는 이야기, 내가 모르는 경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립다. 아이들 노는 소리가, 언어에 관계없이 항상 똑같게 들리는 그 소리가 그립다. 다른 방에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 소리가 그립다. 방이 그립다. 문과 문틀이 그립고, 오래된 건물의 마룻바닥 삐걱거리는 소리가 그립다. 우리 집 소파에 앉는 것이, 의자에, 스툴에 앉는 것이 그립다. 온종일 중력에 버티다가 쓰러져 쉬는 느낌이 그립다. 종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책장 넘기는 소리가 그립다. 음료를 잔에 따라 마시는 것이 그립다. 테이블에 물건을 놓으면 그대로 놓여 있는 것이 그립다. 등 뒤에서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 얼굴에 비치는 따스한 햇살이 그립다. 샤워가 그립다. 온갖 종류의 흐르는 물이 그립다. 얼굴 씻기, 손 씻기가 그립다. 침대에서 자는 것이 그립다. 시트의 촉감, 이불의 무게감, 베개의 폭신함이 그립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 빛깔이 그립고, 지구 곳곳의 아침놀과 저녁놀이 그립다.

  • 6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 책표지

    [에세이/산문]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

    박완서, 호원숙|웅진지식하우스|20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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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

    “당신에게서 삶을 견뎌내는 힘을 얻었습니다”
    박완서가 남긴 인생과 문학의 아름다움

    나목에겐 아직 멀지만 봄에의 믿음이 있다.
    봄에의 믿음―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박완서, <나목> 중에서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이 지적하고, 스스로 인정하듯, 박완서의 문학은 끔찍하게 황폐했던 한국전쟁의 상흔에서 출발했다. 작가에게 겨울은 그 황폐함과 쓸쓸함의 상징이었다. 스무 살 대학 새내기 생활 며칠 만에 발발한 전쟁은 소녀의 발랄한 웃음과 꿈 많던 청춘을 앗아갔고 그의 오빠와 숙부를 데려갔다. 벌거숭이 겨울나무 같았던 세월이었지만, 애처롭게 떨기만 했다면 박완서 문학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의 눈은 다른 것을 보았던 것이다.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는 작가 박완서가 자신의 삶을 정리한 산문과 두 편의 자선대표작, 그리고 작가 곁에서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누며 지냈던 딸과 동료 문인들의 글로 이뤄져 있다. 여고생 시절부터 임종 직전에까지 이르는 사진들도 한국 문학 독자들이 가장 사랑했던 한 작가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 글과 사진을 들여다보면 작가가 독자들에게 꼭 남기고 싶었던 말이 드러난다. 그건 아무리 아픈 말을 해도 그 뒤에는 언제나 그리움과 따뜻함이 남았던 박완서 문학 그 자체이다. 나목이 의연할 수 있었던 건 봄을 믿었기 때문이 아닌가.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

    박완서, 이야기의 효능에
    꿈을 걸다

    스무 살, 전쟁이 앗아갔던 박완서의 꿈은 평범한 주부였던 마흔 살에야 되살아난다.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 힘을 내라고 용기를 가지라고 직접 타이른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슴에 새겨진 수많은 상처를 이야기로 풀어냈을 뿐이었다. 독자들은 그 이야기를 통해 삶을 견뎌내는 힘을 얻었다. 그것은 어린 시절 작가가 심심할 때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을 때나 외롭고 속상할 때 언제나 어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병통치약 삼아 용기를 얻었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에는 박완서가 스스로 밝히는 그의 삶과 문학이 있다. 박완서는 이야기의 효능과 자신에게 소설이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 밝히고, 한국전쟁 직후 박수근 화백과의 인연을 매개로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공개한다. 그리고 작가가 직접 선정한 두 작품 <해산바가지>와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각각 며느리와 아내의 위치에서 느꼈던 작가의 깊은 속마음을 보여 준다.

    다양한 사진과 에세이,
    소설보다 치열하고 아름다웠던
    박완서의 삶을 들여다보다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의 사진들은 작가의 소중한 일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텃밭을 일구는 모습과 땅에 떨어진 살구를 맛보는 모습 등 작가의 소박한 일상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반갑다. 작가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등단 이전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시절, 또 타계 직전의 가장 최근 모습까지 70여장의 사진들은 우리가 즐겨 읽었던 그의 소설 속 어느 장면에서 그대로 튀어나온 것 같다.
    가까이에서건 멀리서건 줄곧 박완서를 지켜봐온 사람들의 이야기도 작가의 삶과 문학을 다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맏딸 호원숙 선생은 작가의 연대기와 작가의 임종 이후의 이야기 등을 들려주고, 후배 소설가 김영현 선생은 작가와 함께 했던 여행을 비롯, 다양한 에피소드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작가의 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을 소개하고 비평한 문학평론가 김병익 선생은 작가와의 인연과 작가의 문학적 성취를 평론이 아닌 에세이로 풀어냈으며, 또 다른 박완서 연구자인 문학평론가 권명아 선생은 박완서 문학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며 독자들에게 작가의 소설을 이해하는 길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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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2 책표지

    [에세이/산문]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2

    이호준|다할미디어|2011-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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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2

    ‘사라져가는 것들’에서 ‘한국의 멋’을 찾아내다
    “어느 저널리스트의 정성스러운 기록, 아름다운 기억을 복원하다”


    이 책은 급변하는 현대문명 속에서 홀연히 또는 서서히 사라지고 잊혀져가는 유,무형의 전통문화 속에서 아름다움과 향수를 발견해가는 자취를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4년 전부터 전국을 돌아다니며 농어촌의 정겨운 풍경들과 생활상을 비롯해 물질문명에 밀려난 전통문화의 원형과 사유를 찾아내고 이를 글과 사진으로 꼼꼼하게 기록하는 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 그리고 정성스러운 이 작업을 대중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단행본으로 펴내고 있는 것이 바로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연작 시리즈이다. 이러한 작업의 성과는 우리 전통문화의 아름다움, 한국적 멋을 발견하고 이를 소중히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2-떠나가는 것은 그리움을 남기네>는 ‘흙집’ ‘줄배’ ‘너와집’ ‘상엿집’ 등의 사라지고 있는 고향풍경과 ‘손모내기’ ‘벼 베기’ ‘닭서리’ ‘쥐불놀이’ 등 흥미로운 시골 생활상도 소개한다. 그런가 하면 ‘월급봉투’ ‘장발단속’ ‘성냥공장’ 등 산업화의 터널을 지나오면서 겪은 서민들의 애환이 묻어나는 소재도 고루 다뤘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비단 풍경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라지기도 한다. 디지털 인쇄에 밀려난 ‘활판인쇄’와, ‘모시길쌈’ ‘삼베길쌈’ ‘춘포길쌈’ 등 아직 그 기능을 보유하고 있는 대가들도 소개했다. 이들 대부분이 기술과 재능을 물려줄 후계자를 찾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을 찾아가는 저자의 마음은 숙연하고 애틋할 수밖에 없으며, 그럴수록 이를 철저한 기록으로 남기고 전통문화의 흔적과 정신을 이어가는 작업에 더욱 의미를 두는 듯하다.
    전통문화를 다루는 저자의 글과 사진은 미학적이고도 한없이 정겹다. 저널리스트 특유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안목으로 소재에 천착하며, 각 편마다 다른 주인공과 구성으로 재구성한 이야기 솜씨도 뛰어나다.
    이 책은 나이 지긋한 독자들에게 친숙한 농경문화와, 산업화의 그늘진 혹은 웃음이 나오는 장면들에서 깊은 공감대를 자아낼 것이며 신세대들에게는 사라져가는 것들에서 다시 한 번 한국적 아름다움을 환기시킬 것이다.

  • 4

    야심만만 심심토크 책표지

    [에세이/산문] 야심만만 심심토크

    유일한나|리더북스|2011-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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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야심만만 심심토크

    1. 유명한 곰탕집 앞에서 30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음식 맛이 그저 그랬다면?
    2. 누군가 당신에게 1990년 11월 1일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 그날 날씨는 어떠했는지를 물어본다면? 그날은 가수 김현식이 세상을 달리한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기억력의 상황이 달라진다. 왜 그럴까?
    3. “내 목숨만큼 사랑한다.”는 말은 있어도 “내 목숨만큼 연애한다.”는 말은 왜 없을까?
    4. 사람들은 왜 멋진 순간이 많았지만 끝이 별로였던 3주일의 휴가보다는, 멋진 순간이 일부 있었고 더 멋지게 끝난 일주일의 휴가를 더 즐거웠던 것으로 기억할까?
    5. ‘키스’와 ‘스키’의 공통점은?
    6. 사람들은 “지난 6개월 동안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대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행동을 지적한다. 그러나 “전반적인 삶을 돌아볼 때 가장 후회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개 행동하지 않은 것들을 지적한다. 왜 그럴까?
    7. 왜 술을 많이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일이 벌어질까?
    8. 사람들에게 멋진 레스토랑에서 무료로 저녁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언제쯤이 좋겠느냐고 물으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체로 다음주쯤이 좋다고 대답할까?
    9. 연인 사이에서 “나한테 사랑한다고 말해 줄래?”라고 요구하는 말은 왜 인기가 있을까?
    10. 왜 여럿이 일을 하면 몇 사람은 뺀질거릴까?
    11. 왜 원조라는 말이 붙으면 더 맛있다고 느낄까?
    12. 북한 핵실험 때 콘돔이 많이 팔린 까닭은?
    13. 왜 아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맴돌기만 할까?
    14. 왜 가는 길보다 오는 길이 더 짧게 느껴질까?

    이상의 질문에 명쾌한 해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몇 가지였는가?

    세상에 사람만큼 재미있는 것이 또 있을까.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관찰하는 것은 무조건 재미있다. ‘왜 저 사람은 저런 행동을 할까?’ ‘이 사람의 심리는 어떤 것일까?’ 등 다양한 각도에서 사람을 관찰하면 사람의 ‘마음의 깊이’를 조금씩 알아갈 수 있을 것이다.

  • 3

    우동 한 그릇 책표지

    [에세이/산문] 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다케모도 고노스케|청조사|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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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우동 한 그릇

    정서가 메마른 시대, 감동에 목마른 시대의 필독서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웃음
    오늘 당신에게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을 대접합니다!!

    창립 40주년과 함께 재탄생한 《우동 한 그릇》


    출간 당시 감동에 굶주렸던 현대인에게 ‘감동 연습’을 시켜 주었다는 평과 함께 가난을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극찬을 받으며 600만 독자의 가슴에 눈물과 웃음을 선물한 《우동 한 그릇》이 새옷을 갈아입고 독자들 앞에 나섰다. 이번 《우동 한 그릇》의 출간은 도서출판 청조사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 2015년은 청조사가 문을 연 지 40년이 되는 해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청조사를 대표하는 작품인 《우동 한 그릇》을 새해 첫 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 이렇게 짧은 이야기가 지금까지 총 여덟 번의 옷을 갈아입으며 무려 25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데는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진정함과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독자들에게 따뜻한 우동 한 그릇을 대접하는 마음으로 정성을 듬뿍 담았다.

    이야기는 섣달그믐날 밤, 북해정北海亭이라는 우동집에 가난한 세 모자가 들어와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하며 시작된다. 사정이 여의지 못해 송구한 표정으로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하는 모자를 보며 그들의 마음이 다칠까봐 티 나지 않게 반인분의 우동을 더 담아 내주는 주인, 셋이서 한 그릇의 우동을 나눠 먹으며 마음을 나누는 어머니와 두 아들, 그리고 주인 내외의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세 모자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배려와 감사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14년이란 시간이 지나 장성한 두 아들과 함께 북해정에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세 그릇의 우동을 주문하는 모습에선 눌러두었던 눈물이 터지며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인간 내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마지막 손님〉

    〈우동 한 그릇〉의 감동을 잇는 두 번째 단편은 〈마지막 손님〉이다. 이 작품은 춘추암春秋庵이란 과자점에서 일하는 열아홉 소녀 게이코를 통해 장사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진정한 도가 무엇인지를 전하고 있다. 게이코의 마음씀씀이를 통해 독자들은 장사가 단지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전하고 받는 신뢰의 확인이자 아름다운 행위임을 깨닫게 된다.
    임종을 앞둔 어머니를 위해 늦은 시각 눈길을 뚫고 과자를 사러 온 손님을 위해 닫았던 문을 다시 열고,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분을 위해 정성을 다해 과자를 고르고, 돌아가신 분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찾아가는 게이코의 모습은 아름다움을 넘어 숭고하기까지 하다. 물건을 사고 파는 일이 상품과 돈의 교환 행위가 되어 버린 요즘, 게이코가 보여준 진심은 상인으로서의 도를 넘어 인간 본성의 아름다움 그 자체다.

    이 두 개의 단편을 하나로 묶는 것은 인간 본성에서 우러나온 ‘정(情)’이다. 단순한 동정이나 손님에 대한 예의가 아닌 가슴 깊은 곳에서 진심으로 우러난 마음의 표출이기에 마음을 울린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표지의 글과 그림은 모 제과의 ‘情’이란 휘호로 유명한 전각가이자 서예가인 양성주 씨가 맡았다. 정갈하게 담아낸 푸짐한 우동 한 그릇 속 고명과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유려한 서체가 두 편의 이야기가 지닌 감동을 배가시켜 준다.


    눈물을 넘어 웃음으로

    눈물이 메마르고 정서가 메마른 시대, 가난을 추억하는 세대와 가난을 모르고 자란 세대가 함께 하는 지금, 이 원초적이고 소박한 이야기가 새로운 독자들에게 어떤 감동으로 다가갈지 기대된다. 과거의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눈물을 먼저 흘렸다면 오늘, 그리고 앞으로의 독자들은 웃음을 먼저 지어보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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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년예찬 책표지

    [에세이/산문] 중년예찬

    한근태|미래의창|201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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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중년예찬

    모자란 것도 넘치는 것도 없는 나이, 유쾌한 중년을 위한 지침서!

    이 시대의 모든 중년들에게 보내는 따뜻한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에세이 『중년예찬』. 저자가 직접 느끼고 생각하는 중년의 이야기와 경영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스쳐간 CEO를 비롯한 사람들의 중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또한 저자가 직접 골라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가족, 일, 중년에 관련된 잊지 못할 명언을 수록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제1장 '가족'편 가정에서 성공하는 법, 중년 남성의 행동 수칙, 아내의 말을 잘 듣는 남자 등 가족과의 관계를 풀어낸다. 제2장 '나이듦'편 나이가 들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제3장 '건강'편 중년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을 수록했다. 제4장 '일'편 중년에게 일이 주는 의미와 은퇴 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소탈하면서도 직접적인 화술을 구사하는 저자의 에세이가 담긴 이 책은 어려운 시기를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중년을 위한 메시지를 담았다. 쓸쓸함으로 다가오는 중년은 알고 보면 매우 매력적인 시기이다. 어린 시절 몰라서 혹은 바쁘게 살기 위해서 지나쳤던 인생의 깊이를 깨달은 저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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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책표지

    [에세이/산문]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원철|불광출판사|2014-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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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산문] 집으로 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

    정확하고 간결한 글로
    법정 스님을 잇는 문장가로 통하는 원철 스님,
    2011년 산사로 돌아간 뒤 처음 펴낸 산문집


    원철 스님은 일간지와 종교계 등 여러 매체에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춘 글을 쓰며 세상과 소통해 왔다. 정확하고 간결한 글 솜씨로 법정 스님을 잇는 문장가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서울 한복판 조계종단에서 불교계의 일꾼으로 7년간 일하다가 2011년 홀연 산사로 내려갔다. 그동안 수행에 전념하는 한편 스님들의 교육기관인 해인사승가대학에서 학장 소임을 맡고 있다.

    산사로 돌아가 처음 펴낸 이번 산문집에는 스님의 일상과 수행, 공부, 여행 단상을 담았다. 누구나의 일상처럼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힐링과 충고에 지친 요즘 우리들에게 맑은 차 한 잔 같은 ‘쉼‘, 그리고 반짝이는 ‘깨우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원철 스님은 노마드(homo-nomad) 스님이다.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수행자라는 것, 그리고 생각의 이동과 변화에 막힘없이 자유롭다는 뜻이다. 그 자유로움은 지금, 이곳에 충실하고자 하는 마음에 기본한다. 늘 지금을 바로 보고 성실하자는 뜻을 ‘집’이라고 표현한다면, 언제 어느 때라도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 집이다. 제목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어디서라도 멀지 않다”에는 이런 의미가 담겨 있다. 무엇이든 바로 지금 시작하면 된다. 그 생각을 놓지 않는 것이 순간을 사는 방법인 것이다.


    힐링 혹은 멘토의 아픈 충고는 없지만

    스님의 글에는 요즘 대세인 힐링 혹은 멘토의 아픈 충고가 없다. 스님은 어떤 깨달음도 강요하지 않는다. 잘하라고, 노력하라는 말도 하지 않는다. “지루하면 책을 읽고 심심하면 길을 떠나는 것이 내 나름의 행복 비결이다”라는 스님은 말처럼, 책 읽고 여행하고 공부하고 일하고 김치 담고 빨래하고 해킹도 당하는 스님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질 뿐이다.
    이 심심한 일상 속에 사금파리 같은 반짝거림이 있다. 읽다 보면 이심전심 전해지는 ‘무엇’이 있다. 가령, 깨 잘 볶는 사람이 커피콩도 잘 볶는다, 내리는 빗소리와 올라가는 끓는 물소리에서 느끼는 경계의 아름다움, 짧은 가을이지만 겨울 준비를 위한 시간으로는 충분하다, 백차(찻주전자에 배인 찻물을 맹물로 우려낸 차)를 대접받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만족할 수 있다…… 등의 문장이 그렇다. 스님은 무엇을 가르친다거나 거창한 뜻을 전하려 하지 않지만, 덤덤한 일상의 이야기는 ‘백차’처럼 천천히 흘러들어 공명을 일으킨다.


    ‘무심無心’이 마음을 울린다

    현대인들은 너무 잘하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안간힘 쓰며 노력한다. 최선, 행복, 사랑, 용서, 일……. 모든 좋은 가치들을 가지려고, 이루려고 한다. 그래서 더 힘들고 피곤하고 아픈 것일지도 모른다. 원철 스님은 그런 우리에게 ‘무심히 바라보기’를 권유한다. 겨울날, 스님은 가만히 있지 못해 뜰의 나무를 가지치기하다가 되레 나무 모양이 망가진 것을 보면서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일도 일 없는 것보다 못하다. …… 모든 것을 떨군 나무와 윤곽이 드러난 산줄기의 모습을 가만히 음미하면서,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줄 아는 안목을 즐기는 일은 한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멋과 여유다.” 너무 바쁜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이런 ‘무심無心함’이 아니겠냐고, 스님은 슬쩍 말을 건넨다.


    하나에서 둘을 읽는 ’마음의 눈뜨기‘

    이번 산문집은 ‘중도中道’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산승에서 수도승으로 다시 산승으로 돌아간 스님의 위치가 그러하듯, 도시 - 산속 / 이동 - 머묾 / 떠남 - 만남 / 감춤 - 드러남 / 채움 - 비움 / 한 방울의 물 - 바다 / 개화 - 낙화…… 등 양변의 이야기다. 가만 보면 인생은 두 가지의 변주로 흐른다. 우리의 불행은 한 가지만 보기 때문이다. 삶 속에 죽음이 있으며, 잃었으되 얻는 것이 있고, 적은 것이 오히려 많은 것이며, 차갑지만 뜨겁기도 하고, 한 방울의 물에서 바다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중도의 지혜를 터득하면 인생의 어느 자리, 어떤 상황에서든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살아갈 수 있다. 산승이건 도시승이건, 머무는 자리가 어디건 성실함을 다하는 수행자인 원철 스님을 통해 하나에서 둘을 보는 마음의 눈을 떠보자.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는 비범함

    스님은 생각과 일상에 대해 솔직하다. 거리낌이 없다. 자유롭다. ‘조선스키’ ‘짚신스키’ ‘이노무스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스키 대여점 간판을 보며 상념에 빠지거나, ‘공부의 신’이 3개 국어에 능통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거나, 덥석 이불 빨래를 했다가 내리는 비에 후회하기도 한다. 겨울 찬바람을 막겠다고 외풍과 씨름하고, 서고 정리를 하다가 하루 종일 독서삼매에 빠지고, 도로에서 차가 막히자 내친 김에 근처 유명한 호두나무를 보고 가자고 핸들을 꺾는다. 또 도반 스님이 세상을 떠나자 ’나를 아는 사람들이 모두 이 세상을 떠난 뒤에 죽고 싶다‘는 속내를 보이며 애써 누른 슬픔을 꺼내 보이기도 한다. 누구나 겪을 법한 이러한 이야기들을 통해 수행이란 특별한 수행법에 전념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일을 수행으로 받아들이고 묵묵히 살아가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스님도, 평범한 우리에게도 세상은 평생을 머물러야 하는 거대한 수도원인 것이다. 평범함 속에서 잘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쩌면 그것이 비범한 삶일지도 모른다고 스님은 에둘러 말하고 있다.


    ‘노동’이 누구에게는 쉼이 되듯, 나에게 맞는 진짜 쉼을 찾아서

    현대인들은 쉬기 위해 휴가를 낸다. 여름에는 해수욕장으로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몰려간다. 진짜 쉼은 어떤 모습인가. 스님은 사람마다 쉬는 방법이 다르다고 말한다. 평소 몸 놀리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노동을 하거나 삼천 배를 하는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이 ‘휴休’라는 것, 스님이 경전을 읽는 것은 일이지만 잡지를 읽으면 휴식이 된다. “쉬고 또 쉬면 쇠로 된 나무에도 꽃이 핀다”는 말을 인용하며 스님은 ‘쉬는 것조차 잊어버리는 그런 쉼’을 강조한다.
    “12월엔 돌도 쉬고 나무도 쉬고 산도 쉰다. 사람도 매듭을 지어야 한다. 쉼을 통한 한 매듭은 한 켜의 나이테가 되고 한 해의 연륜이 되며 또 한 살의 나이가 된다. 겨울 시간이라고 흐르지 않을 리 없지만 섣달은 흐르는 걸 절대로 보여 주지 않는다. 그런 정지된 느낌이 세밑 무렵의 또 다른 산중의 맛이다.”


    어제와 같지만 다른 오늘, 2015년 새해를 시작하는 용기

    시작과 끝이 따로따로가 아니라는 말은 익히 들어온 말이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것은 또 다른 시작을 의미한다고. 아름다운 마무리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지혜와 격려다. 스님은 이런 말도 일상에서 길어 올린다. “겨울 준비로 김장을 했다. 자연산 배추는 별로 볼품이 없지만 어디에 내놓더라도 맛과 향은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 배추걷이가 끝난 휑한 빈 산밭을 바라보며 자연스럽게 한 해를 마무리한다. 배추로서는 아름다운 마무리이겠지만 김치로서는 새로운 시작이다.”
    배추의 죽음이 아니라 김치의 시작을 보라는 스님의 혜안이 머릿속을 환하게 한다. 배추로서 끝낼 것인가, 김치로서 시작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다.